- 15세 미만 관람금지
" 아파.. "
이렇게 될 거란거 대충은 예상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하마다가 야구를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멍하게 바라보다가도 내가 어느 순간 보는 걸 눈치채고서는 방글거리며 웃다가도 내 모습을 보고 미하시의 모습을 보면서 신나게 야구에 대해서 떠들고 있는 타지마를 보면서 정말 야구에 미련이 철철 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것 따위 이미 이 학교에 들어와서 하마다와 같은 반이 되었던 그 순간부터. 내가 야구부에 들어가고 하마다가 이 사실을 알았던 순간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관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반만큼이라도 그 예전의 기억을 걸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러고 싶었기에 하마다가 내게 무작정 매달리면서 날 억지로 끌어안고 있는 걸까.
선배라고 부르지 않는 것. 내가 하마다를 선배라고 부를 수 없는것. 하마다가 상처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이었던 만큼. 하마다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서.. 하마다의 마지막 미련을 . 하마다의 마지막 남겨진 그 행복감을 부숴버려버렸던 나만 생각했었던 내 자신을 미워하기 위해서.
난 하마다를 선배라고 부르지 않는다.
하마다는 하마다일 뿐.. 더이상.. 내 기억속에 있던 나와 함께 야구를 했던 선배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을 떠올려서도 안된다.
" 하아.. 윽.. 피.. 맛.. "
" 좀만 더 벌려봐. "
" 읏.. 아윽.. 안되.. 아.. 아아.. 무..리야.. "
이런 날의 하마다는 절대 나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평상시의 웃고 떠드는 바보같은 하마다는 이 자리에서는 꼭 꼭 마음속 깊숙히 나오지 않는 세계로 들어가버린다. 아픈데.. 이렇게 당하는거 정말 근 1년 만인거 같다.
아마.. 처음은 하마다가 병원에서 돌아왔던 날이었던 것 같다.
하마다는 그때의 선배는 무작정 그냥 우리집으로 찾아와서 나를 붙들고서는 나왔다. 저녁 늦어서 무슨일이냐면서 묻는 내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고 그저 내 손목을 붙든채 강제적으로 날 끌고서는 학교를 갔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난 하마다의 손을 뿌리치면서 갑자기 찾아와서는 왜 학교를 대려오냐고 그때의 선배였던 하마다에게 뚱 한 말투로 말을 내뱉었던것 같다.
하마다는 부실에서 공 하나와 배트 하나를 가져오더니 내게 배트를 쥐어주고서는.. 꼭 양 손에 쥐어주고서는 자신을 공을 치라고 했었다. 어이없어- 그저 멍한.. 생각이었다. 겨우 이거 치게하기 위해서 날 여기까지 대리고 온건가 싶기도 하고서는 확 배트를 던져 버릴까. 라는 생각도 잠깐 했었다. 하지만.. 뭐 하마다니까. 선배니까. 평소에도 갑작스럽게 이것 저것 하는게 많았으니까. 뭐.. 익숙해. 라는 느낌으로 타석에서 자세를 취했고 하마다의 공을.. 쳐냈다.
이렇게 약한 공이 었던가...?
아니.. 그 전에 선배.. 왜 팔을 부여잡는거예요? 어디 아파요?
그 때 하마다는 자신의 팔을 움켜 잡으며 떨리는 손을 쥐고서는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내가 아무리 불러도 고개조차 들지도 않고 그저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그렇게 서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다가가서 하마다의 팔에 손을 대려는 순간 하마다는 그대로 날 뒤로 넘어뜨렸다.
난생처음 당해보는 어이 없는 일.
원래대로라면 평생동안 모르고 살았던 일. 당할 일 없었던 일.
아팠다.. 아프고 아프고 아팠다. 죽을만큼 아파서 오늘 하루 있었던 모든 일이 현실이 아닌것은 아닐까.. 하고 느껴졌었다. 내가 살아있는건가. 난 이미 죽은게 아닐까. 죽는게 낳을 정도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정신을 놓고 싶은데.. 흐릿해 지려고 하면 더 강한 아픔이. 온 몸이 갈라지는 것만 같은 반으로 쪼개지는 고통이 덥쳐왔었다. 집에 돌아간 기억도 없었다.
울고 소리지르다 지쳐서 일어난 곳은 하마다네 집이었고 눈이 부었는지 눈앞도 잘 보이지 않았다. 온 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다시 몸이 쪼개지는 듯한 고통이 몸을 덥쳐왔었다.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 움직일 수 없는 몸. 아픔.. 그리고 체온.
눈은 떳지만 고개는 돌릴 수 없었다. 들을 수는 있었지만 말을 하기는 힘들었다.
내게 기대서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는 울고있는 하마다의 무게에 폐가 눌려왔고 등이 아파왔고 숨쉬기조차 힘들었지만 그 순간의 하마다를, 선배를 안아줄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다.
물론 몇일인지 학년말이 끝날때쯤에야 알았지만 학교도 못나갔다.
그 집에서 나갈수가 없어서.. 그 집에서 도망조차 칠 수가 없어서.. 모든걸 포기하고 생명마저 포기할까.. 생각하다가 하마다를 받았다. 견뎠다.
" 윽.. 하마다.. 팔꿈치.. 아직도 아파? "
" 안아파. "
" 근데.. 아윽.. 왜.. "
" 안아프다니까. 허리까지 들어. 좁아. "
근데.. 왜.. 그렇게 아픈 표정을 하고 있는 거야..
아주 솔직하게 미하시가 하마다와 같은 아파트에 살았을 거라고는 몰랐다.
미하시는 다른 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고등학교만 이쪽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지역에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봤었던 기억도 없고..
삐걱삐걱아파트. 아주 조금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계단을 올라갈때 삐걱 삐걱 층계가 끊어질 듯한 소리가 나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고 그다지 올라가고 싶지도 않았던 아파트 층계. 이 지역으로 이사를 오고나서 얼마 안 되서 건물을 부수고 재건축을 시행했기 때문에 반쯤 기억속에서 사라져 있었다.
미하시를 보면서 갸우뚱 하는 표정.
미하시의 투구를 볼때마다 굳어버리는 표정. 방글 웃다가도 그 마운드 위에 서있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었겠지. 아마도.. 그랬을꺼다.
학교에서 자고 있는데 억지로 키스를 한다던지. 옥상으로 끌고가서는 펠라를 시킨다던지. 하아.. 내가 모든게 익숙해진건 그냥 하마다 이 녀석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던 하마다를 알아보지 못하던 미하시에게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았을것을. 다시 되돌아 오는 질문을 듣지도 않을 수 있었을 것을.
슬픈 기억을 괴로운 기억을 그리고 무의식의 폭주를.. 그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장본인에게서 듣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호기심은 화를 자초했고..
난 또다시 하마다라는 늪에 빠져서는 올라 올 수 없게 되어버렸다.
" 으.. 아아악!.. 악!.. 아으.. 악! "
" 허억.. 헉.. 읏.. "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 우욱.. 웁.. 윽.. 악!! 아윽.. 우웁.. 웁.. "
토할것 같아..
몸이 반으로 쪼개질 것만 같아..
밀고 올라오는 하마다가.. 아파.. 괴로워.. 살려줘..
' 나 더이상 야구 하지 않아. '
그 순간도 하마다의 아래에서 억지로 다리를 벌린채 강제로 몸을 뚫리고 있을 때였던것 같다. 밀려오는 토기와 숨쉬기에도 바쁜데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신음과 비명소리.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리고.. 하마다의 저 소리.
난 어째서 지금 당신의 아래에 깔려있는 것인가요.
어째서.. 난.. 당신의 아래에서 지금까지 감금당한채 강간을 당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요..
' 이제.. 공을 던질 수 없어. '
하마다는 울고 또 울었다.
아픈건 내가 아픈데 하마다가 울고 있는 것일까. 그 순간에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일단 아픈데.. 죽을것 같이 아픈데.. 하마다의 눈물같은거 받아 줄 여유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그 눈물이 그치고..
내가 정신을 잃어버리고 난 뒤에..
그리고 내가 정신을 차려 있을땐.. 하마다는 , 선배는 그렇게 내 옆에 있지 않았다.
남겨진 고통과 비어버린 체온뿐.
그렇게 자꾸 하마다라는 사람에게 익숙해져갔다.
" 흐으.. 앗.. 으응.. "
" 안할래. "
아, 처음부터 느끼기 위해서 좀 노력해볼껄.
뭐.. 어차피 상관없나.. 아픈건 곧 익숙해지고.. 죽는것도 아니니까..
" 하마다.. "
" 응. "
" 하마다.. "
" 응. 불렀으면 말을 해. "
" 갈꺼야..? "
이번에도 나만 나두고 떠나갈까?
" 안가. 좀이따 한번 더할꺼야. "
" 하마다, 아프지. "
" 멀쩡하네. 지금 할까. "
" 미안해.. 아픈거 몰라줘서. "
" 하.. ? "
갑자기 야구부에서도 하마다가 사라졌다.
하마다가 내게 얼굴을 비춘것은 3학년들의 졸업식때.
하마다의 얼굴을 보고서는 한번 울컥.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고서는 두번재 울컥. 그리고.. 하마다의 두번째 단추를 받고서는 마지막으로 울컥..
이건 울라고 주는거지.. ?
하마다의 두번째 단추에는 하마다가.. 항상 야구할때마다 들고 있던.. 가지고 다니던 부적이 매어저 있었다. 2년동안 함께 야구를 해오면서 하마다가 가장 소중하게 아끼던 하마다만의 보물. 야구할때는 언제나 떼어놓지 않았던 그만의 부적..
이걸.. 나한테 주는건..
다시는 야구 할 생각같은거 없구나.
다 견뎠다. 하마다가 내게 주는 아픔도. 내게 주는 고통도.
하마다의 슬픔의 화풀이를 내게 하고 갈때마다 내 몸에 세겨지는 고통의 수만큼 하마다의 슬픔이 세겨질때마다 견디고 견뎠다. 하마다라는 사람에게 익숙해져갔다.
이건.. 하마다의 슬픔의 마지막인가..
이건 선배의.. 마지막 고통인가. 내게 새기고서는 혼자서 떠나버려는 것인가.
하마다한테 화를 내본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하마다라는 모든 이름 아래 난 그의 모든것을 받아주고 견뎌내고 내 몸에 새겨 마음을 깍아내려 갔었는데..
화를 냈다. 그 부적을 단추에서 떼네서 버리고서는 그대로 하마다를 버리고 그렇게 하마다에게서 떠나갔다.
그에게 준 첫번재 상처. 그리고 마지막이였을 상처.
어떤 생각으로 그 부적을 나에게 줬을까... 얼마나 아픈것일까. 나에게 기대오는 것일까.
" 하마다 너무 너무 아팠는데. 괴로웠는데. 나 결국 마지막에 하마다를 버렸어. "
" 하.. ? "
" 이런 아픔같은거 얼마든지 익숙해지면 참아줄 수 있어. 이미 익숙해. 1년정도 지났지만 뭐.. 다시 익숙해지면 몇번이고 하마다를 받아줄 수 있어. "
" 말하지마. "
하마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 그때.. 하마다의 부적. 내가 버리지 않았으면.. 하마다 그만큼 덜 아팠을꺼야.. 내가 내가, 하마다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끝까지 하마다에게 맞춰서 익숙해지고 하마다를 받아주려 했을꺼야. "
" 그만해! "
" 하마다에게 화를 냈어.. 그래서 하마다가 아직도 아픈거야. "
" 그만하라고!!!! "
" 하마다.. "
퍽- 소리와 함께 볼이 얼얼하다.
하마다에게서 시선이 벗어나 있는걸 보면 나 볼을 맞은건가..
아.. 다시 다리가 벌어진다. 닫아볼까.. 아, 힘도 안들어가는데 뭐.. 어차피 다리 오무릴 생각도 없고.. 아까 한거보다 조금 더 아플까.. 하마다 화났나.. 이러면 더아픈데.. 눈 감으면 덜아플까..
고개를 돌리자 하마다의 얼굴이 보인다.
아프고 상처받아서 괴로운 얼굴. 그 안에 고통이 가득해서 내가 지금 아픈것보다 자기가 더 아파보이는 그런 얼굴. 그래서.. 더 가슴이 저릿한 얼굴.
" 윽.. 아.. 아아아아아아아악!!!!!!!!!! "
1학년 첫날. 학교에서 하마다를 만났다.
같은 반이라는 것에 놀랐다. 선배니까.. 한학년 위여야 되는 것 아닌가.
너무나 당당하게 유급했다고 한다. 아.. 그래 뭐.. 하마다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 선배라고 안부르고 하마다라고 부른다면서 하마다라고 불러줬다. 선배가 아니니까.. 내 선배는 그날 이후로 없으니까..
그리고..
하마다에게 비밀을 들었다. 말했었지만 내가 듣지 못했던 이야기.
나는 알 수 없었던 내가 거부했던 그 이야기.
공을 던질 수 없다는 하마다의 비밀.. 알 수 없었던 그 말과 비어버린 체온과 고통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가슴은 그 말을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 말의 비밀..
' 나 리틀리그 팔꿈치야. 팔꿈치가 완전히 틀어져서 돌아가버려서 공을 던질 수 없어. 지금 긴팔이라서 잘 모르지만 만져보면 여기가 완전히 돌아가서 보통 팔꿈치랑은 달라. 팔을 쭉 필수도 없고 말야. '
하마다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
저 말을 내게 하기 위해서.. 하마다는 많이 아팠을까..
저 웃는 얼굴 뒤에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또 안고 있을까..
리틀리그 팔꿈치라는거..
어린아이가 성장기도 끝나기 전에 너무 많은 공을 던져서 생기는 병.
그만큼.. 그만큼.. 하마다는 얼마나 많이.. 공을 던졌던 것일까..
얼마나 많이 야구를 사랑했던 것일까..
난 야구가 너무 싫었다.
아니, 야구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야구 연습하는 것을 끔직하게 싫어했을정도로 야구를 하면서도 그다지 야구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나였는데 하마다와 하는 야구가 너무 즐거워서 그게 행복해서 고등학교에 까지 와서 야구를 하고 있다.
내게 하마다라는 인물은.. 어떤 존재인 것일까..
나를 익숙하게 하는 존재..?
내 심장의.. 전부.. 일까..
" 아.. 차.. 갑다.. "
정신을 차리고서는 눈을 떠 본 뒤에는 거실에는 아무도 없는것 같았다.
몸은 춥고 아프고.. 움직일 수 없다. 딱딱한 바닥과 마주하고 있는 온 몸이 바늘에 찔리는 듯한 느낌이 괜히 눈에서 눈물나게 하는것 같다.
또 다시 나만 남겨둔건가..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보려고 팔에 힘을 줘봤지만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이래서 일어날 수나 있을까.. 아.. 그 전에 내일 걸을 수는 있을까. 우리 이제 5시집합이던데.. 지금 몇시지.. 이것저것 오만 생각이 교차한다. 일단 몸은 일으켜야 겠는데.. 몸에 자국은 남았나.. 왠지 보이는데 남겼을 것 같은데.. 상관없겠지. 씻고 가야겠는데.. 음.. 그 전에 그냥 일어나는 것부터 해보자..
" 움직이지마. "
" 하마다.. ? "
" 니가 지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절대 못일어나. 지금 시간 아직 2시밖에 안됬어. 내가 처리해줄 꺼니까. 가만히 있어. "
이런 모습. 멍하고 바보같은 모습이 아니라..
마운드에서의 대장으로써. 절대 굴복하지 않는 그런 승리를 가져오는 승리의 여신으로써. 모두를 이끌어 가는 대장으로써. 마치 아빠와도 같은 느낌. 형과도 같은 느낌의 듬직한 하마다.
그런 모습에 반해서.. 하마다와 함께하는 야구가 즐거웠을지도..
어째서 그렇게 즐거웠는지. 모든걸 다 걸 수 있을 정도로 하마다와의 시간을 아끼게 되었는지. 하마다에게만 이렇게 강해지고 나약해지고 앞 뒤 생각을 잘 하지 못하는 내가 되어 버리는지..
그 모든게 하마다 이기 때문인가..
" 하마다.. 손잡아줘.. "
쉬어버린 목소리가 걸걸하게 내려 앉는다.
확실히 어렸을때 보다는 나도 체력이나 이런저런게 전부 성장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니면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지나서도 여전히 하마다와의 그 일들이 몸에 익숙하게 배어 있기 때문인가..
뭐든 상관은 없는것 같다. 깊게 생각하는건 내 스타일이 아니니까.
" 하마다 손 따듯.. 해.. "
" 웃지마. 울면서 웃으면 똥구멍에 털나. "
" 거기에.. 털나면 하마다가 이제.. 안 덥칠테니까.. 괜찮아.. "
" 밀어버리고서는 박을거야. "
진지하게 말하는게 나름 웃기지 않나..
" 하마다.. 하마다.. 하마다.. 하.. 마다.. "
" 응. "
" 나 야구 그만둘.. 까? "
딱. 소리와 함께 머리통이 따끔하다.
아파서 누워있는 사람에게 주먹으러 꿀밤을 먹이다니. 자기가 한짓을 생각해야지. 라고 하지만.. 딱히 뭐.. 다른데에 비해서 아프다거나 이렇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다만 화난듯한 얼굴의 하마다가.. 나 또 뚤려야하나..
" 넌 그만두면 안돼. "
" 하마다.. "
하마다는 갑자기 눈을 지긋이 내리 깔고서는 내 손을 들어서는 자신의 입에 살포시 갖다 대었다..
" 내가 못 하는 만큼 날 대신해서 뛰어줘, my deer. "
" 우웁.. 느끼해.. "
" 뭐라고!? "
이건 평소의 하마다.
느끼하고 바보같고 뭐랄까. 나사하나가 풀려있는데 그래도 하마다다.
" 나 미하시 보면서 가끔 공 던지는게 생각나지만 이제 그런 생각 거이 안해. 난 이즈미가 야구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 물론.. 이 리틀리그 팔꿈치도 내가 바보라서 심해진거라서 어쩔 수 없는거고 야구에 미련갖지 않아. "
" 선배.. "
" 선배라고 안부른다며? 이제? 나 너를 너희를 응원할꺼야. 벌써 단복도 대충 구상맞췄고 이런 팔꿈치따위 문제될 것 없이 잘 할 수 있어. 이즈미. 나도 너와 야구할때가 너무 좋았어. 그래서.. 바보처럼 이렇게 되어버린 걸. 너한테 화풀이하고 매달리는 것도 너이기 때문이야. 니가 야구를 하기 때문이 아니야. "
하마다가 내 고개를 들어서는 목에 뭔가를 걸어준다.
아.. 이거.. 내가 버려버렸던..
" 이거 이번에는 버리지 않을꺼지? "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개도 끄덕일 힘이 없었다. 왜 눈이 뜨거워 지는 거지.. 따듯하게 차오르는거지..
" 하마다.. 키스.. "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하마다가 살짝 입에 입만 맞추고서는 떨어진다.
이런건 키스가 아니잖아. 라고 하니까 그 이상으로 해버리면 자제가 안될 것 같다면서 내일 연습 못하게 되는거 아니냐며 눈고리가 휘어지게 웃었다.
그럼 내 쪽에서 해주지 뭐.
그렇지만.. 지금은 안되고. 내일. 내일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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